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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무섭다, ‘스파이 칩’

2018-10-22 11:34:27 게재 ‘유령함대(ghost fleet)’란 소설이 있다. 미국의 안보 전문가 피터 싱어와 오거스트 콜이 2015년 공동으로 써낸 사이버 전쟁 시나리오다. 중국이 러시아와 짜고 태평양에서 미국을 공격하여 하와이를 점령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중국은 어떻게 막강한 첨단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을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을까? 그 비결은 사이버 기습이다. 개전 순간 중국은 미국의 첨단 제트 전투기들을 일시에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미국이 전투기를 제조할 때 비밀리에 접근하여 마이크로 칩을 전투기 컴퓨터 시스템에 심어 놓은 것이다. 3년 전 이 소설이 나왔을 땐 단순한 재미거리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허구로만 가볍게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미국의 블룸버그 비즈니스위..

내일신문 2024.01.02

‘비자’ ‘마스터’카드 안 받아요

2018-10-08 09:59:18 게재 지난 9월 하순 중국의 ‘전기차100인회’(電氣車100人會)가 주관하는 ‘신에너지자동차’ 포럼을 보기 위해 항저우(杭州)에 ‘번개여행’을 했다. 일행은 포럼을 보기 전 날 오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항저우 외곽에 있는 BYD(比亞迪))버스 조립공장을 구경했다. 날씨가 덥고 공장이 너무 커서 두어 시간 구경하고 나니 지치고 시장기가 돌았다. 안내역을 맡은 옌벤 출신 젊은 BYD 직원에게 항저우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있는지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고층빌딩이 즐비한 시내 중심가로 버스를 돌려 찬란한 조명이 층층이 켜진 쇼핑센터로 안내했다. 1층에 ‘티파니’ 매장이 있는 것을 보고 고급 쇼핑센터인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몇 층을 올라가니 ..

내일신문 2024.01.02

자영업자들이 뿔난 이유

2018-09-17 09:23:00 게재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선 데모가 많다. 노동자데모, 미투데모, 탈원전 반대 데모, 농민시위, 촛불시위 그리고 태극기 집회 등등 셀 수 없다. 학생데모는 오히려 고전적이다. 데모는 정책당국을 향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소리 지르기’다. 최근에 벌어진 데모 중에 눈에 띄는 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시위다. 지난 달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데도 수천 명의 소상공인들이 몰려들어 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소상공인들의 비판 대상이 된 정부정책은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 세트다. 국민을 분열시키는 소득양극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은 어느 정부에게도 피할 수 없는 과제라 하겠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7..

내일신문 2024.01.02

‘빛의 벙커’와 제주도 돌담길

(서울=뉴스1) | 2019-04-25 18:42 송고 | 2019-04-25 21:04 최종수정 ‘몰입형 미디어 아트’. 척 보고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는 표현이다. 올해 제주도 성산포에서 관광객을 뜨겁게 끌어들이는 ‘빛의 벙커: 크림트’ 전시의 홍보 문구다. 구스타프 크림트란 화가의 이름은 그리 익숙하지 않지만, 그의 작품 ‘키스’는 화가의 이름보다 훨씬 인상에 남아 있다. 원작을 본 적은 없지만. 작년 11월 ‘빛의 벙커’ 개관을 알리는 신문과 TV 보도를 보며 “제주도에 누군가 또 볼거리 하나를 만들었나보다” 하고 생각했을 뿐인데, 지난 2월 하순에 모임에 휩쓸려 별 생각 없이 이 땅굴 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그리고 캄캄한 어둠속에서 음악과 빛이 기묘하고 현란하게 융합하며 만들어내는 크림트의 ..

뉴스1 2024.01.02

누가 보잉을 추락시켰나

(서울=뉴스1) | 2019-04-18 10:30 송고 | 2019-04-18 10:39 최종수정 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제품은 무엇일까. 아마 비행기, 그중에서도 제트 여객기가 아닐까 싶다. 지난 3월 에티오피아 항공 추락 사고로 운항이 중지된 '보잉737맥스8‘ 비행기 1대 값이 1억2100만 달러다. 한화로 약 1380억 원이다. 항공기 제작은 부가 가치가 높은 첨단 제조업이자, 한 나라의 국방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보잉사는 연간 1010억 달러의 매출액을 올리는 미국 최대 제조 기업으로 미국 경제의 기둥이다. 보잉 비행기가 미국 국력의 상징인 것은 전 세계 국가의 최고 권력자들이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가져가는 선물 보따리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들은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 보잉 여객..

뉴스1 2024.01.01

산불을 보며 홍수를 생각하다

(서울=뉴스1) | 2019-04-09 10:31 송고 | 2020-04-29 15:02 최종수정 식목일이 해마다 사람들의 마음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것 같다. 아마 나무가 많아져서 그런 모양이다. 올해 4월 5일 식목일도 잊힌 채 지나갔다. 4월 4일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강원도 산불이 식목일을 덮어버렸다. 이번 산불로 530헥트아르(160만평)의 강원도 산림과 많은 주택과 건물이 잿더미로 변했다. ‘식목일’은 이런 피해를 돋보이게 보도할 수 있는 뉴스 평론가들의 소재로 안성맞춤이었다. 산불은 연례행사처럼 일어났다. 21세기 들어 규모가 커지는 것 같다. 2005년 4월 4일에도 낙산사가 소실되는 대형 산불이 일어났다. 그때도 전국에서 소방차와 헬기가 다 모여드는 등 올해 산불진화 작업 못지않았다. ..

뉴스1 2024.01.01

송악산 그냥 다음 세대에 넘겨주자

(서울=뉴스1) | 2019-04-01 10:04 송고 | 2019-04-01 10:09 최종수정 뉴스1 © News1 “절이 운다.” ‘절’은 파도를 의미하는 제주도 옛 방언이니, ‘파도가 운다’는 뜻이다. 요즘 현지 젊은이들은 이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반세기 전만 해도 제주도 갯마을 사람들이 노상 쓰던 말이다. ’절이 운다‘는 매우 시적(詩的) 표현이지만 과거 제주 사람들의 고단했던 삶의 결이 묻어있는 언어다. 파도 소리가 매우 깊고 멀리 퍼져나가면, 즉 ’절이 울면‘ 사람들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주도 최남단에 곶처럼 바다로 뻗어나간 산이 하나 있다. 송악산(松岳山)이다. 해발 104m, 넓이도 골프장 하나 크기밖에 안 되는 작은 산이다. 그렇지만 그 꼭대기에 올라가면..

뉴스1 2024.01.01

보잉737 추락을 응시하는 중국

(서울=뉴스1) | 2019-03-18 09:47 송고 | 2019-03-18 15:06 최종수정 지금 세계의 하늘길은 ‘보잉737’ 충격에 빠졌다. 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737맥스’(Boeing737Max)가 이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원인 모르게 추락했고, 탑승자 157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의 ‘라이언에어’항공사 소속 동일 기종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하여 탑승자 189명 전원이 사망했다. 충격이 큰 이유는 사고가 난 2대의 보잉737맥스가 불과 5개월 간격으로 비슷한 패턴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보잉737맥스가 제작상 큰 하자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보잉은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 회사다. 보잉이 가장 많이 생산..

뉴스1 2024.01.01

마스크 낀 5000만 명

(서울=뉴스1) | 2019-03-07 10:07 송고 | 2019-03-07 10:10 최종수정 “마스크 왜 안 끼셨어요?” 빌딩 현관을 들어서니 낯익은 관리인이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 “마스크 잘 끼고 다니세요.” 나에게 전할 얘기가 있어 카톡 대화를 하던 여대생이 보낸 메시지의 말미 내용이다. 미세먼지와 마스크로 인사말이 시작됐다. 미세먼지와 마스크는 지난 일주일 동안 모든 사람들의 대화 소재였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부터 청와대 대통령집무실까지 미세먼지 비상이다. ‘미세먼지 정국’의 시작을 알리듯 여야는 미세먼지를 놓고도 공방이 치열하다. 미세먼지 관련법규 수십 개가 국회상임위원회에 올라간 지 오래됐지만 국회의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미세먼지의 3월 폭격을 받고야 임시국회에서 처리를 한다고 부산..

뉴스1 2024.01.01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여운

(서울=뉴스1) | 2019-03-04 10:26 송고 | 2019-03-04 10:34 최종수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에서 철도와 자동차로 사흘간 4500㎞를 달려 베트남 하노이까지 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1만3000㎞의 하늘 길을 날아 하노이로 갔다. 2월 27일 만찬을 함께할 때까지만 해도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합의가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이튿날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실패로 끝났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허탕치고 귀국했다. 미국이 제시한 핵프로그램 폐기 요구와 북한이 요구한 제재 철회가 맞아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트럼프는 톱다운 방식의 정상외교에 대한 국내 비판여론에 직면했고, 김정은 역시 빈손 귀국으로 의기..

뉴스1 2024.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