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칼럼그룹 114

‘토이저러스’몰락과 스마트폰

2017년 09월 21일 (목) 00:02:44 '토이저러스'(Toys"R"Us)가 망하기 일보직전이라고 합니다. 토이저러스는 종업원 6만2,000명, 작년 매출액 115억 달러(약 13조 원), 37개국에 1,500개의 매장을 거느린 세계 최대 장난감 소매체인점입니다.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한 망할 일이 없을 것 같던 거대 기업이 비틀거리는 것을 보니 이 세상에 지속가능한 것은 없나 봅니다. 내가 ‘토이저러스’ 장난감 체인점을 구경한 것은 1980년엔가 미국 뉴욕 교외였던 것 같습니다. 그 넓은 매장이 온통 장난감이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혼미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의 슈퍼마켓만 보고도 놀란 가슴이 미도파나 신세계 백화점만큼 큰 매장에 장난감이 가득한 것을 보고 또 한 차례 놀랄 수..

자유칼럼그룹 2023.07.26

90 넘어 창의력이 빛나는 사람들

2017년 08월 25일 (금) 00:01:10 자주 보는 광경일지라도 보는 사람의 심리상태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팔월 초 어느 조찬 모임에 참석했는데 출근 시간에 맞춰 8시 30분에 회의가 끝났습니다. 직장이 없는 나는 귀가하기 위해 광화문 지하철역으로 갔습니다.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 사람은 나 혼자일 것 같았는데 출근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입추의 여지없이 계단을 꽉 채우고 밀물처럼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순간 나는 세상 사람들의 흐름에서 이탈하여 퇴장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정신없이 출근하는데 나는 하릴없이 집으로 가는구나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바쁜 하루였는데도 말입니다. 일종의 사회적 유리감(遊離感)이라고도 할 수 있고, 이제 사회의 주류에서..

자유칼럼그룹 2023.06.05

제주도가 도망갔다

2017년 07월 03일 (월) 00:00:42 얼마전 제주도에 갔을 때 오랜만에 만난 친지가 저녁을 같이하자며 시내 외곽 ‘도깨비 도로’ 근처로 나를 데리고 갔습니다. 거기에 있는 초밥집이 유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초밥집은 그날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난처해진 친지는 “좀 멀지만 같은 주인이 같은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식당이 ‘삼양해수욕장’에도 있다.”며 그리로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삼양해수욕장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했습니다. 아스라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삼양해수욕장의 이미지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반세기 전 제주도에 해수욕장이라면 삼양해수욕장과 함덕해수욕장 등 두 곳 정도였는데, 삼양해수욕장은 제주 시내에서 비교적 가까워서 여름이면 사람들이 많이 가는 피서지였습니다. 당시 삼양해수욕장은 검은 ..

자유칼럼그룹 2023.04.17

불량국가인가? 불량 지도자인가?

2017년 06월 07일 (수) 00:01:38 “트럼프가 미국을 불량 국가(rouge state)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 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했을 때 매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이 쏟아 낸 비난 논평입니다. 로빈슨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후 변호사로 활동했던 여성 정치인으로 유엔 인권고등판무관까지 역임한 국제 사회의 진보적 지성입니다. 사전에 보니 영어 'rogue'란 단어는‘불한당'‘다른 사람(나라)들과 달리 위험하고 해로운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나라)’을 뜻합니다. 사회의 상궤를 벗어나 혼자만 주변에 해악과 위험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인 듯합니다. ‘불량국가’란 용어는 미국이 2001년 9·11테러를 당한 후 자주 쓰던 말입니다. 미국이 불량국..

자유칼럼그룹 2023.04.17

‘더불어’를 문재인 정부의 키워드로

2017년 05월 11일 (목) 00:03:17 문재인 대통령 취임으로 지난 5개월간 공백에 빠졌던 국가 리더십이 회생했습니다. 지난해 12월 9일 대통령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된 후 150일간 지속되어온 정국 혼돈은 민주주의의 역동성과 취약성이 아슬아슬하게 교차하는 나라의 시련이었습니다. 어쨌든 민주주의의 역동성으로 정국 혼돈이 마무리된 게 참 다행이고, 자유민주주의발전을 위한 값진 경험이란 생각이 듭니다. 지인 중에 홍콩의 다국적기업 IT 부서에 근무하는 청년이 있습니다. 그가 5월 초 휴가를 받아 서울에 왔을 때 만났습니다. 어린이날 광화문 교보센터 1층에서 그와 함께 점심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홍콩 생활을 들었습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싱가포르에서 4년을 살았고, 홍콩으로 이주하여 4년을 ..

자유칼럼그룹 2023.04.17

‘3D프린터’ 논쟁 너머의 정치로

2017년 04월 10일 (월) 00:06:38 대통령 후보들 간 지지율 변화가 역동적입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급속히 좁혀지면서 사소한 문제를 놓고도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습니다. 말단지엽적인 문제 같은데도 각 진영은 이미지에 흠집이 날까 봐 날 세워 공격하고 방어합니다. 논쟁의 토픽은 문재인 후보의 ‘3D프린터’ 발음, 즉 ‘삼 디 프린터’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4차산업혁명'의 소재인 ‘3D프린터’를 영어 발음 ‘쓰리 디 프린터’로 읽느냐, 한글 방식으로 ‘삼 디 프린터’로 읽느냐가 그리 중요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3D프린터’ 논쟁을 제기한 것은 민주당을 탈당해서 독자적으로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입니다..

자유칼럼그룹 2023.04.17

카페의 초등학생들

2017년 03월 16일 (목) 03:16:32 동네 큰길 코너에 프랜차이즈 카페가 있습니다. 2월 마지막 일요일 날 그 카페에서 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넓은 카페에는 사람이 거의 가득 차 있었습니다. 창가에는 여느 카페나 마찬가지로 대학생 또래의 젊은이들이 노트북을 펴놓고 이어폰을 귀에 꽂고는 공부를 하는지 뭔가에 몰두했습니다. 홀 안에는 친구끼리 연인끼리, 가족들, 동네 아줌마들이 잡담으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하다가 슬쩍 주위를 둘러보니 옆 자리에 아이들 넷이 각자 종이를 펴놓고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 중 한 명은 노트북을 펴놓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고개를 들었을 때 보니 앳된 초등학생 얼굴이었습니다. 내가 의아스러워 지인에게 아이들을 가리키며 ..

자유칼럼그룹 2023.04.17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대감

2017년 02월 16일 (목) 00:10:51 작년 봄 낙상(落傷)하여 머리, 얼굴, 오른팔, 오른 다리를 다쳤습니다. 몇 달간 입원 및 통원 치료로 부상이 겉보기에 거의 회복된 듯싶습니다. 그러나 어깨와 발은 움직임이 자유스럽지 않아 재활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엄지발가락의 움직임이 둔해서 운동화에 발을 넣고 발가락과 발목만을 움직여서 신을 신는 게 잘 되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잘 됐는데 말입니다. 자동차 운전대를 잡지 않은 지 열 달 정도 됐습니다. 더 회복되면 운전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앞으로 운전하는 게 마음을 불편하게 할 것 같습니다. 재활이 아주 잘 되더라도 발과 다리의 감각이 예전만 못할 것이고 나이는 계속 먹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자율주행차에 관한 뉴스가 나오면 예전..

자유칼럼그룹 2023.04.17

매화가 피었다는데

2017년 01월 19일 (목) 00:15:47 1월 초순 제주도에 사는 지인과 전화로 새해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복 많이 받으라는 메시지를 전한 다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날씨 얘기가 나왔습니다. 지인은 한라산에 눈이 하얗게 쌓였고 날씨도 고르지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더니 지인은 느닷없이 꽃소식을 전했습니다. “매화꽃이 피었습니다. 어제 골목 어귀에 하얗게 핀 것을 보았습니다.”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에 흐리멍덩하던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아직 초겨울인 줄 알았더니 벌써 매화가 피었다는 얘기에 갑자기 계절을 잊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동지 전에 피는 조매(早梅)가 있다는 얘기는 들은 것 같으나, 매화 하면 역시 입춘이 지나야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하기야 서울이 아니라 제주도이고 요즘 기..

자유칼럼그룹 2023.04.12

트럼프의 중국 건드리기

2016년 12월 23일 (금) 00:06:05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아직 취임하지 않았는데도 세계는 크게 술렁거리고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 당선자와 달리 미국의 전통적 외교적 관행을 깨는 막말을 쏟아내기 때문입니다. 특히 심상치 않아 보이는 것이 미중 관계의 악화입니다. 트럼프 당선인과 중국 당국의 첫 갈등의 발화점은 12월 2일 트럼프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전화 통화입니다.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합의하고 미중 관계정상화를 한 후 37년 동안 미국 대통령(당선자포함)과 대만 총통은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없습니다. 비록 차이잉원 총통의 당선 축하 전화를 트럼프 당선자가 받는 형식이었지만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배한 행위로 보고 발끈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자유칼럼그룹 2023.04.11